고 스티브 잡스가 자신이 만든 첫 번째 회사 애플 컴퓨터에서 쫓겨나고, 재기를 위해 만든 두 번째 회사 넥스트의 로고 제작을 위해 엄청난 돈을 투자하여 업계 최고의 디자이너와 작업한 이야기는 제게 큰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 많은 돈을 들이고 최고의 디자이너와 함께 할 수는 없겠지만, 회사의 상징이자 다른 사람에게 우리가 가진 가치와 분위기를 전달해주는 로고를 잘 만들어 보고 싶었습니다. 회사를 만들어 간다는게 신기하면서도 재미있는 과정이라고 생각을 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다는 걸 로고 제작을 하면서도 역시나 많이 느꼈습니다.

 

로고를 만드는 것도, 외주라는 개념의 작업을 해보는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실수가 잦았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회사가 정확하게 어떤 생각을 가지고 무엇을 하고 싶은 회사인지, 이걸 잘 구현해줄 사람은 누구인지 이 두 가지가 정말 중요했는데 들뜬 마음에 특별한 준비 없이 로고 제작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2013년 가을, 당시 창업지원 사업에서 로고 제작비를 책정하고 무작정 인터넷 검색을 통해 상위에 올라와 있는, 조금은 비싸 보였지만 여러 번 수정할 수 있다고 말하는 업체를 선정했습니다.

 

업체와 계약을 하고 작업 해보는게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냥 말로 잘 전달하면 알아서 매끈하게 만들어 주겠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습니다. 디자이너와의 소통 과정이 너무 어려웠고 시안이 나올 때마다 짜증이 많이 났습니다. ‘돈을 그만큼 주는데 어떻게 이렇게 만들냐?!!’ 그런데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제가 너무 대책 없이 추상적인 이야기만 그 사람한테 계속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 업체의 웹사이트에서 지금까지 포트폴리오를 보면 우리가 원하는 아주 유명한 회사들 로고처럼 만들기는 당연히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계속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사람으로서도 두리뭉실한 이야기를 듣고 만들다 보니 지칠 수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와 디자이너의 관계가 안 좋게 됐습니다. 시안을 여러번 받았지만 마음에 드는것을 찾지 못해 2달 정도 지나 그 업체에는 착수금만 지불하고 결국 로고 제작을 하지 못했습니다.

 

로고 제작을 위해 책정된 비용 절반이 어이없이(비싼 값 치르고 아주 중요한 걸 배운 것이겠죠?!;;) 사라졌기 때문에 더 빠듯하게 일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공동창업자 섭스(이지섭)가 지인을 통해 업계에 실력 있는 디자이너를 알게 되었고 우리 회사가 가진 교육 철학과 방향, 표현되었으면 좋겠는 내용을 아주 상세하게 적어 장문의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지금의 어썸스쿨 로고입니다. 아직 젊은 사람들이 처음 시작하는 회사인 걸 이해해주셨는지 비용에 대해서도, 사실 말도 안 되는 금액이었지만 흔쾌히 제작을 해주셨습니다. 우리팀은 로고를 전달받고 정말 만족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어썸스쿨의 로고는 두 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사람의 다양성
우리는  ‘모든 아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 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말을 참 좋아합니다. 누구나 각자의 가능성과 재능을 가지며 그것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발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로고에 여러 가지 색을 사용해서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깔과 그것의 다양성을 담고자 했습니다.

 

2. 세상과의 연결성
로고의 큰 ‘AWESOME’ 은 백지 위에 글씨를 써야 할 부분을 지우고 공백이어야 할 공간에 색을 칠해 글자를 완성했습니다. 알파벳 하나하나가 닫혀 있지 않고 백지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썸스쿨의 교육이 교실에서 끝나지 않고 세상과 계속해서 연결하고 소통한다는 의미를 담고자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