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썸스쿨’이라는 우리의 이름이 지어진 지도 벌써 1년 반이 되어갑니다. ‘탄생’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썼지만 처음에 ‘어썸스쿨’이라는 이름은 사실 미운오리 새끼와도 같았습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이 우리 이름을 좋아해 주시고, 뭔가 어썸한 사람들이 모인 어썸한 학교일 것 같다는 기대감을 보여주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썸스쿨’은 조금 힘들고 어이없는 과정을 통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졌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어썸스쿨이 만들어지기 전 저는 학생들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는 의미로  ‘스토리(stori)’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활동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서 조직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회사 등록과 도메인 주소 등을 사야했습니다. 누구나 느끼실 테지만 스토리란 이름은 너무 친숙하고 익숙한 이름이어서 이미 여기저기 이름이 등록된 상태였습니다. 이때부터 새로운 이름을 찾아 헤맸습니다. 2013년 봄부터..?

 

좀 세련되고 쿨하고 멋진.. 한 마디로 폼나는 이름을 만들고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몇 달 동안이나 생각했는데 이름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e2afu(이투어퓨;;) 라는 정체불명의 단어를 만들기도 했고, neotor(neo story.. 새로운 이야기의 줄임말;) 라는 억지 이름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몇 개가 더 있었는데 형편없는 작명이어서 지금은 생각이 나지도 않습니다. 어쨌든 생각한 이름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고, 조금 괜찮다 싶으면 도메인을 누가 가지고 있다든지 하는 문제들이 계속 발생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름 때문에 굉장히 오랜 시간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빨리 이름을 정해야 회사 설립도 하고 도메인도 사고 이것저것 제대로 할 수 있을 텐데 이름을 못 정하니 빨리 진행해야 하는 것도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저의 결정은 일단 힘을 확 빼자는 것이었습니다. 폼나고 쿨하고 멋지고 이런 건 일단 다 뒤로 하고 우리 정체성을 잘 드러내고 특별한 설명 없이도 ‘아 이런거 하는 사람들이구나’를 알 수 있도록 하는 이름을 짓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름에 ‘교육’ 혹은 ‘학교’라는 단어를 넣어봤습니다. 근데 교육이란 단어는 조금 딱딱해 보이고 학교가 조금은 더 경쾌한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이름에 school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사전을 찾아보지는 않았고 짧은 저의 영어 실력을 총동원해서 ‘스쿨’ 앞에 한 단어 한 단어 집어넣어 봤습니다. amazing school, surprise school, beautiful school, winter school, blue school… (한숨) 모두 유치하거나 우리보다 먼저 여기저기에 등록되어 있거나 하는 이름들이었습니다. 단어를 하나씩 더 넣어 보다가 ‘awesome’ 이라는 단어를 붙여보게 됐습니다. 당시 입을 중얼중얼 거리다가, 제 개인적으로는 입에 기가막히게 달라붙는 느낌이 들어서 ‘이거다!!!’ 싶었습니다. 그 주에 당시 약 10명이 모인 1기 청년 멤버들에게 가서 새로운 이름을 조심스럽게, 그냥 흘러 가듯이 소개하고, 며칠 뒤에 공식적으로 ‘어썸스쿨’이라는 이름이 어떻겠냐고 이야기했습니다. 당시의 반응은 정말 냉정하고 참혹했습니다. x씹은 표정을 하는 사람도 있었고, 대체로 ‘그게 뭐냐’ 하는 반응들이었습니다. 저는 할 수 없이 이름 정하는 것을 더는 미룰 수는 없고 1~2달 안에 회사 설립을 할 거여서 그 안에 더 좋은 이름을 제안해 달라고 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우리에게 무슨 마법이 걸렸는지.. 천대받은 이름 ‘어썸스쿨’ 보다 좋은 이름이 정말 계속해서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렇게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결국은 어쩔 수 없이 어썸스쿨이 우리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도 사람들 반응이 너무 좋지 않아서 위축된 마음이 있었습니다. 이게 진짜 그렇게 유치하고 이상한가 싶은 마음이 계속 들어서 등록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몇 번이고 고민했지만 너무 긴 시간 동안 이 고민을 해왔던 터라 확신을 갖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예전에 스티브 잡스를 다룬 영화를 봤는데 처음에 애플도 컴퓨터 회사 이름으로는 조금 유치하고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시간이 지나서 그 선택이 아주 똑똑했다는 평가를 받게되었다고.. 이 이야기에 조금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긴 시간을 거쳐 누구의 지지와 사랑도 받지 못했지만 앞으로 우리와 함께할 이름이 된 ‘어썸스쿨’.. 이제는 많은 분이 사랑해 주시고 우리 멤버들도 아주 좋은 선택이었다고 이야기를 해주어서 천만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Awes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