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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썸스쿨 – (0) 2016년, 어썸스쿨이 진짜 학교를 세웁니다.

2017년 7월 17일 1:39 오후

하나의 프로젝트에  도전하면 결과는 성공 혹은 실패로 나타납니다. 어썸스쿨을 시작하면서 느낀 건 도전에 대한 결과에 우리 분위기가 좌지우지되기 보다,  우리가 하나의 과정에서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낄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동시에 나타난 결과를 어떻게 수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행선지를 얼마나 지혜롭게 결정할 수 있느냐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하나의 조직에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란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어썸스쿨이 걸어온 시간을 돌아보면 사실 ‘교과서적인 주의사항 및 준비 사항’에 많이 미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너무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에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금까지는 운도 많이 따랐고 좋은 사람들의 도움과 내부 팀원들의 열정으로 달려왔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운 마음과 동시에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우리는 이제 다음 행선지를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보려 합니다. 

이 글은 먼저 2016년을 바라보며 어썸스쿨이 해야 할 2015년의 준비에 대해 말하고, 이후에 어썸스쿨의 새로운 프로젝트가 어떤 맥락에서 나오게 되었는지 이야기할 것입니다. 긴 이야기를 글로 쓰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우리의 비전에 공감하고 마음을 함께 해주길 바라기 때문입니다.

* 프레지 소개 자료를 먼저 보시면 아래 내용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클릭)

순서

  1. 어썸스쿨이 그리는 2016년

  2. 어썸스쿨의 2012.2013.2014년

  3. 맺음

 

1. 어썸스쿨이 그리는 2016년

우리는 2016년에 학교를 세울 것입니다. 이 학교는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으로 세상에 더 긍정적인 가치를 만드는 체인지 메이커들을 세상에 남깁니다. 그런데 땅이 있고 건물이 있는 학교는 아닙니다. 단지 사람이 모이고, 사람이 연대하고, 사람을 남기는 학교입니다.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어진 우리가 ‘학교’를 세우려고 하는 이유는 그동안의 교육 활동에서 아래와 같은 깨달음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프로그램은 결과를 남기고, 학교는 사람을 남긴다.’

(1) 좋은 학교에 대한 생각

‘이 학교 출신들이 세상에, 사회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가?’

위 질문에 할 말이 많은 학교가 좋은 학교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왜 스탠퍼드와 하버드를 최고의 대학이라 평가하고 있을까요. 이 학교 출신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인생을 살고 있는지, 사회에 만들어 내고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떠올려 본다면 누구나 그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대학에 와서는 지혜를 배우고, 졸업한 뒤엔 더 나은 세상과 인류를 위해 봉사하라’ (하버드 대학교)

기사 ‘스탠퍼드대가 연세대를 앞서는 이유’

 

(2) 학교를 세우는 방식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교육 철학이 뿌리가 되어 사람들이 모이는 가상의 학교를 세울 것입니다. 그래서 땅을 사거나 건물을 매입할 필요가 없습니다. (사실은 돈이 없죠) 잘 만들어져 있는 사회 인프라를 활용합니다. 이미 전국에(그리고 전 세계에) 세워진 수천 개의 학교들이 좋은 교육 시설을(물론 아닌 곳도)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학생이 그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함께하는 모든 학생이 연결될 수 있고, 학생들을 돕는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한 사람이 건강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다 교육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한계입니다. 가장 핵심적인 가치를 붙잡고 학생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우리의 기회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인생을 행복하고 가치 있게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것을 경험하는 기회를 더 많은 학생에게 주고자 합니다. 이것이 어썸스쿨이 지향하는 체인지 메이커 교육이고 우리는 이것을 가능케 하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강점을 살려 오프라인에서 사람과 사람이 교감하는 교육을 지속할 것입니다. 더불어 이곳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계속해서 연대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3) 학교를 세우는 첫해인 2016년과 이를 위한 2015년의 준비

2015년

1) 공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날 100명의 청년 강사들을 모집.선발.교육합니다.

2) 학교 멤버십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구축합니다.

3) 사람들이 만나고 연대하고 성장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기획합니다.

2016년

1) 25명이 한 반인 200개의 클래스를 개설하여 5,000명의 학생을 교육합니다.

2)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소통하고 이후에 동문 관리를 진행합니다.

3) 학교에 참여하는 모든 학생과 청년 강사, 교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오프라인 행사를 개최합니다.

 

(4)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1) 어썸스쿨은 체인지 메이커 교육을 진행하기 위한 기반 이론 연구와 1년의 교육 커리큘럼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2) 학생들의 성장을 정량적, 정성적으로 기록.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3) 학생들을 직접 만날 청년 강사들을 1기(15명), 2기(20명), 3기(15명- 진행 중) 교육 한 경험이 있습니다.

4) 영향력 있는 조언자들과 든든한 파트너 기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5) 2014년 120명의 안산 경안고등학교 학생들과 매주 토요일 32주 과정의 교육을 진행시킨 경험이 있습니다. 

6) 어썸스쿨과 같은 생각을 하는, 교육 현장의 변화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꿈을 가진 수많은 젊은 청춘들의 열정과 의지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7) 다음 시대와 어린아이들을 기억하는 기성세대의 지혜와 경험, 재정 등의 도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질 것이란 확

신을 갖고 있습니다.

* 어썸스쿨의 비젼과 교육 커리큘럼 등은 아래 주소로 들어가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http://old.awesome-school.net/)

 

(5)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

어썸스쿨은 교육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곳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Airbnb와 dropbox를 배출한 최고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와이컴비네이터(Y Combinator)’에서 “Request for Startups”라는 글을 발표하였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도 좋지만, 아래의 문제에 스타트업들이 관심 둬주면 좋겠다는 그들의 요청이었는데요.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출처 : http://techneedle.com/archives/18459)

  • 에너지 – 에너지 가격과 삶의 질 간에는 큰 상관관계가 있다
  • 인공지능 – 인공지능의 잠재적인 가능성에 비해 이 분야에 일하는 사람 수가 적은 편
  • 로보틱스 – 미래에는 로봇이 여러가지 일을 해내는데 중요한 수단이 될 것
  • 바이오텍 – 아직 이르지만 생물학 분야에서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음
  • 헬스케어 – 미국은 GDP의 20%를 헬스케어에 소비할 정도로 망가진 상태
  • 제약 – 신약개발은 더뎌지고 비싸지고 있음
  • 음식과 물 – 언젠가 인류는 이 문제에 봉착하게 될 것
  • 인터넷 인프라 –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운만큼 지속성, 보안등이 중요한 문제
  • 정부 – 정부가 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타트업은 정말 찾기 어렵다
  • 인간 능력 강화 (Human Augmentation) – 바이오, 로봇, 소프트웨어 기술등
  • 가상 현실, 증강 현실 – 이 문제에 도전할 적절한 시기인 듯
  • 과학 연구 – 정치를 배제하고 기초 과학 연구 지원 대한 새로운 비지니스 모델이 필요교통 – 에너지의 반 정도가 교통수단에 쓰이고 있고,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이 그다지 즐겁지 않음
  • 백만개 일자리 – 백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아이디어 환영
  • 프로그램 툴 – 개발자들이 더욱 빠르고 손쉽게 프로그램 할 수 있는 툴과 인프라
  • 할리우드 2.0 – 이제는 에이전시가 아니라 유튜브에서 스타를 발견/발굴 하는 시대
  • 다양성 (Diversity) – 기술을 인종, 성별, 나이, 문화에 상관없이 모든이에게 매력적으로 만드는 스타트업개발도상국 – 미래의 큰 기회는 개발도상국 (중국, 인도, 동남아)의 새로운 시장을 여는 회사에 있을 것
  • 기업용 소프트웨어 – 아직도 많은 수의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후지고 비싸다
  • 금융 서비스 – 미국인들이 미래를 위해 충분히 저축하지 않는 것은 큰 문제
  • 통신 – 고속 인터넷이나 Skype이 있지만, 아직 사람들의 기초적 통신 수단은 그저 그런 형편

교육 – 교육문제를 해결하면 이 리스트의 모든 문제를 결국 해결하게 될 것

제 눈에 가장 띄는 것은 당연히 교육 항목이었습니다. ‘교육 문제를 해결하면 이 리스트의 모든 문제를 결국 해결하게 될 것’. 제가 생각하기로 그 이유는 결국 교육은 사람을 남기기 때문입니다. 결국, 앞으로의 미래를 만들고 새로운 사회의 분위기와 문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은 미래를 살아갈 사람 들이고 그래서 아이들의 교육이 중요하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입니다. 

위의 이유와 함께 우리의 방식으로 학교를 세우는 중요한 몇 가지 이유를 좀 더 생각해 보았습니다.

‘기존의 공교육 현장과 함께한다.’               어썸스쿨은 공교육 현장과 함께 학교와 공교육 시스템을 변화시켜 나갈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금까지 이런 방식의 활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학생에게 교육의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이미 좋은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학교와 함께해야 하며 유능하고 열정 넘치는 교사들과의 협업이 필요합니다. 어썸스쿨이 세우는 학교는 각 학교에서 진행되는 교육이 일회성으로 끝나거나 이곳에서 만들어진 사람들의 관계가 단편적으로 끝나지 않도록 돕습니다. 지속해서 함께 성장하고 사회에 가치를 남기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가 세우는 학교의 목적입니다.

‘많은 사람의 참여로 학교가 세워진다.’            많은 사람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말해 보라고 할 때‘학교’를 세우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고 사회적으로 성공하면 꼭 해보고 싶은 희망 사항 중에 하나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항목이 바로 학교 세우기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순간 함게 힘을 모아 새로운 형태의 학교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더 행복하게 하고 앞으로의 사회를 더욱 좋은 가치로 만들 사람을 남기는 그런 학교를 말이죠.

 

 

2. 어썸스쿨의 2012~2014년

우리는 갑자기 학교를 세워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2012년부터 우리가 걸어온 길에서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왔고, 왜 우리가 이 일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해 왔습니다. 아래 내용에서는 어썸스쿨의 모태가 된 ‘스토리’가 시작한 시절부터 어썸스쿨이라는 하나의 조직이 지금까지 왜 존재하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1) 2012년

1) 첫 발걸음 

여기부터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2012년 초에 TED 강연 중 역대 최고의 조회 수를 가지고 있는 캔 로빈슨의 ‘학교가 창의력을 죽인다.’를 봤습니다. 이 영상에서 캔 로빈슨은 전 세계적으로 굳어져 있는 공교육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고 어떤 방향으로 학교 교육이 바뀌어 가야 하는지를 말하고 있었습니다. 제 가슴에 가장 울림을 준 이야기는 ‘모든 아이는 예술가로 태어난다.’라는 파블로 피카소의 이야기였습니다. 모든 아이가 각자의 가능성과 재능을 가지고 태어나는데 이후의 사회 시스템이 학생들의 싹을 키워주지 못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물론 학교 교육을 포함해서요. 당시에 저는 한국의 교육 환경과 시스템에 대해 상당한 불만과 비판적 견해를 가지고 있었고 이런 상황에서 뭐라도 한 번 해봐야겠다는 막연한 다짐을 하고 저만의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기로 했습니다.

2) 첫 번째 프로젝트 : ‘일단 한 번 해보자’

일단 학생들과 함께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즐거울 수 있고 각자의 가능성과 재능을 한 번이라도 느껴볼 수 있는 시간을 줄 수 있는…. 당시에 저는 ‘하이컨셉&하이터치’ (경희사이버대학교 정지훈 교수가 운영) 블로그를 잘 보고 있었는데 마침 교육 분야의 글도 많이 있었습니다. 해외의 좋은 교육 사례에 대한 소개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일단 이 내용을 정리하여 16주의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스토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제가 만든 내용이 정말 부끄러울 정도로 별것 없는 것들이었지만, 당시에 저는 뭔가 강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이거 한 번 하면 정말 애들이 변하고 학교도 변하고 선생님 부모님도 다 변화될 수 있다고 말이죠. (물론 이렇게 한 번에 성취할 수 있는 쉬운 일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현재 울산 ‘십대들의 둥지’ 사무국장인 조휘용 목사님을 찾아가 프로그램을 설명했고, 서울에 있는 한 교회를 빌려 약 15명 정도의 학생들과 첫 번째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 보았습니다. 이후에 안산 엘림교회 홍광서 목사님, 안산 경안고등학교의 곽충훈 선생님, 서울 동작고등학교의 박노재 선생님을 만나 4개의 클래스를 개설했고 16주 스토리 교육 프로그램을 네 번 해볼 수 있었습니다. 부족한 점도 많았지만, 학생들이 자기 스스로 만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모습에서 많은 희망을 보았고 이것이 학교 현장에서 꼭 필요한 활동이라는 경안고등학교 곽충훈 선생님의 말씀은 저에게 다음 단계의 일을 구상할 힘을 주었습니다. 

3)  배우고 느낀 점

  • 학생들은 역시 무한한 상상력, 가능성과 재능, 그들만의 꿈을 가지고 있다는 것
  • 학교 현장을 무조건 비판적으로만 볼 수 없고, 교육 현장의 변화를 위해 힘쓰는 교사들이 많이 있고 이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것
  • 학교 현장과 교육 시스템 전체를 깡그리 바꾸는게 그냥 분노한다고 이뤄지는 일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
  • 이미 엄청나게 많은 학교의 인프라(공간 등)를 잘 활용해야 하고, 학교에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을 깨알같이 채우는 보조자 역할로 우리가 자리잡아야 한다는 것
  •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싶다면 긴 호흡과 끈기.인내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는 것
  • 내가 갖지 못한 것, 부족한 것, 필요한 것이 정말로 셀 수도 없이 많이 있다는 것
  • 뜻을 함께 할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겠다는 것
  • 무엇보다 돈이 있어야 제대로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것
  • 시간이 많이 지나서 다 기억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2012년 4월 부터 9개월 정도의 교육 활동은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4)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 

2012년 한해를 마치며 지금 한 일을 더 잘 해보기 위해서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 ‘재정’. 그래서 저는 9개월의 활동을 바탕으로 아래 두 가지 자료를 만들었습니다. 

  • 브로셔 제작
  • 교육 기획안 작성

 

(2) 2013년

1) 두 번째 프로젝트 : 회사 만들기

작년의 활동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회사를 만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당장 필요한 것이 ‘재정’과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만들어 놓은 안내서와 교육 기획안을 바탕으로 이야기 프로그램의 모형을 제시해 준 하이컨셉&하이터치 블로그의 운영자 정지훈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일을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는 게 좋을지 도움을 받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신기하게도 바로 답장을 해주셨고, 곧 교수님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장기적으로 이 일을 하는 데 필요한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주위에 좋은 사람들 역시 많이 소개해 주었습니다. 이후에 회사 설립에 필요한 재정을 위해 엔젤 투자까지 해주셨습니다.

또한, 창업 자체에 도움을 받기 위해 사회적 기업진흥원에서 매년 주최하는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 지원을 하였고 창업팀에 선정되어 사무공간과 창업에 필요한 재정·법률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창업팀에 선정된 후에 가장 먼저 한 것은 ‘사람’을 모으는 일이었습니다. 현재 3기까지 모인 청년 구성원들의 1기 모집. 선발을 했고 15명 정도의 교육 변화에 열정 있는 대학생 /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어썸스쿨’이라는 회사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 모든 걸 너무 쉽게 생각하고 진행한 게 다행이었고(빨리 회사를 세울 수 있어서), 동시에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겨나기 시작하면서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우리 회사는 시작도 해보기 전에 오랜 침체기가 이어졌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배경과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이끌어 나갈 만큼의 조직을 이끌어갈 수 있는 철학이라든가 리더십이 아직 저에게는 없었습니다.

일단 청소년들을 위해서, 좀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서 뭉쳤으니 각자의 뜻은 좋았습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던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사안들과 회사를 세우기 위한 우리의 기본 철학 등에 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의견이 쉽게 좁혀지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볼 때 가장 큰 문제는 제가 고집이 세고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있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제 생각이 더 우위에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는 점이었습니다. 가장 크게 반성하는 부분입니다. 

내부적으로 조금씩 갈등이 커지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동안 정작 중요한 우리 회사의 교육 콘텐츠와 서비스를 깊이 있게 제대로 만드는 일, 더욱 많은 학교와 많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교육 현장을 확보하는 일 등 교육 회사로서 진행해야 하는 일들은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했습니다. 

한 해를 마치기 전에 15명이 모였던 청년 구성원은 6명 정도가 남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2013년은 법인 설립만을 마치고 초라하게 마무리가 됩니다.

2) 배우고 느낀 점

  • ‘기본은 쉬운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이라는 점을 느낀 것 (당연한 게, 당연한 게 아니다!)
  • ‘프로그램은 결과를 남기고, 학교는 사람을 남긴다’는 생각을 한 것
  • 사람만 모이면 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사람이 함께 나아갈 ‘뜻’을 분명하게 정하고, 이것을 지속할 철학과 우리만의 문화와 시스템이 잘 정립되어야 하고 꾸준하게 함께 만들어 갈 수 있어야 한다는 것
  • 구성원끼리의 소통이 자유롭고 수평적인 분위기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와야 하고, 분위기뿐만 아니라 좋은 의견은 모두가 공감하는 형태로 조직에 수용되고 적용이 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 창업은 무엇보다 좋은 팀이 있어야 하고, 우리가 특별하게 잘하는 우리만의 서비스가 분명하게 있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을 하다 해가 끝나고 나서야 알았었네요;^^)
  • 내가 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잘하는 사람이 즐겁게 일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

3)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준비 

제가 가장 문제였고 저부터 변화하는 게 다음 프로젝트를 위한 가장 큰 준비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 고집을 버리고 많은 사람의 생각과 마음을 받아드릴 수 있는 듣는 귀는 귀를 여는 것
  • 마음가짐,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 것
  • 함께 하는 사람들을 잘 파악하는 것

 

(3) 2014년

1) 세 번째 프로젝트 => 처음부터 다시, 그리고 토요학교

내부적으로 갈피를 못 잡는 방황의 시간이 있었지만 2013년에도 학교 교육을 계속 진행하면서 우리가 알게 된 한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그것은 ‘프로그램은 결과를 남기고, 학교는 사람을 남긴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우리가 생각하는 ‘프로그램’이란 것의 몇 가지 한계가 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특정 교육 콘텐츠를 가지고 일회성으로 교육이 진행되며 결과물을 남기는 것을 위주로 교육이 진행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물이 아닌 사람을 남기고, 그러기 위해서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교육을 하며, 교육 콘텐츠뿐만 아니라 학교와 같이 실제로 장기간 운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고 이것에 모든 힘을 쏟기로 했습니다.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을 활용해, ‘학교 안에 또 다른 학교, 토요학교’라는 개념을 가지고 새로운 시작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감사하게도 경안고 진로상담부 교사분들이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시고 우리 생각에 공감을 해주셔서 2014년에 무려 100명의 학생과 함께 매주 토요일 1년 동안 우리가 만든 교육을 진행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때는 교육 과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만…쿨럭.)

이 일을 위해서 우리는 처음부터 모든 것을 다시 시작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당시 있는 거라고는 6명 남은 팀원들과(물론 이 사람들이 엄청난 역할을 지금까지도 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거의 끝이 보이는 창업 지원금과 절대로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회사 자본금만이 남아 있었습니다. 사실 얼마 되지 않는 돈일 수 있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비용을 들여 경안고에서 진행할 토요학교를 위한 교육 연구에 투자했습니다.

쥐꼬리만 한 월급을 받고 매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2~3달 동안 교육 이론 연구와 커리큘럼 개발을 진했고 1월에 교육 연구, 2월에 커리큘럼 개발, 3월에 교육 진행을 위한 시뮬레이션까지 마쳤습니다. 4월부터는 경안고등학교에서 1, 2학기 총 32주간의 교육 과정이 시작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4월부터 12월 까지(여름 방학 제외) 총 120여 명의 경안고 학생들이 토요학교 활동을 함께했고 수료식까지 마쳤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는 새로울 가능성을 보았고, 무엇보다 우리가 진짜 학교를 하나 세웠다고 자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경안고 토요학교를 진행함과 동시에 우리는 2015년도에 10개 학교 및 교육 기관에서 직접 이 과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을 위한 시도도 했습니다. 이때에도 마찬가지로 돈과 사람이 있어야 했기에 여러 지원 사업에 도전했지만…. 연초에 희망을 품고 참가한 사업에 계속해서 떨어지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사실 아예 처음부터 시작하는 상태였기에 우리 조직에 대한 철학도 교육에 대한 기반도 불안정한 상태여서 당연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재정이나 일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니…. 결국에는 전 시간 2명만 남고 다들 뿔뿔이 흩어지는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암흑의 상반기를 보내고 제대로 뭔가를 준비해 볼 기회를 여름이 되어서야 겨우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전년도에 탈락한 동그라미재단(구 안철수 재단)의 ‘ㄱ찾기 교육공모사업’에 지원을 했는데 앞서 탈락한 사업계획서들을 피드백하며 정말 온 힘을 다해 준비했고, 마침내 재단의 파트너 기관이 되어 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교육 공간, 사무 공간, 충분한 재정이 우리에게 주어졌고 우리가 생각하는 학교 안에 또 다른 학교, 토요학교의 시스템 구축을 위한 준비 작업을 하나씩 진행해 나갔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나 중요하고 함께 뜻과 힘과 에너지를 모을 동료들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두 번째 청년 멤버들을 모집.선발했습니다. 작년과 같은 실수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 당시에 약간 능력을 의심하기도 했고 홍록기를 닮은 외모에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열정 넘치는 이지섭 공동 창업자에게 모든 실권을 주고 저는 뒤에서 돕는 역할만 했습니다. 이미 대학생 때 IT분야의 창업을 해서 전국 대학생 창업 대회 대상 수상을 하였고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과, 마인드 스토밍 활동을 통해 다양한 기관에서 성인들과 여러 번의 워크숍 등의 진행을 해봤던 친구라 모든 교육의 모든 과정을 도맡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지금까지 대성공이라고 볼 수가 있습니다. 2기 청년 멤버들 부터 좋은 성장과 이들의 활동 시스템이 만들어졌고 우리만의 문화도 잘 구축되어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ㄱ찾기 사업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만남을 갖게 되었습니다. 사실 1년에 1~2번 정도 마주치기도 했었는데 미국물 먹은 유학생, 두런두런 프로젝트의 임종규 선장을 만났습니다. 이 사람을 보면서 몇 가지에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처음에 봤던 성숙한 외모와는 달리 현재 대학교 휴학생이고 저보다 나이가 매우 어리다는 것과 나이에 비해 엄청나게 많은 일을 경험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1주일 만에 어썸스쿨의 공동창업 멤버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들어오자마자 아주 빠르게 유학을 하며, 국회 인턴을 하며, 사업하며 익힌 다양한 잡기를 어썸스쿨에 아주 훌륭하게 이식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와 이지섭 공동창업자는 외부 사람들과의 교류를 정말 잘 못 하고 이제 20명이 넘어간 청년 구성원들에게 에너지 있는 문화를 만들지 못하여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이 모든 걱정을 한 번에 불식시켜 주었습니다. 또한, 작년 여름까지도 아직 어썸스쿨의 1년 교육 커리큘럼 중 2학기 학교 변화 프로젝트 과정의 연구가 진행되지 않았었는데 임종규 선장이 미국의 뱁슨 대학에서 체험하고 배운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 이미 한국의 약 30개 학교 학생들에게 진행해본 ‘두런두런 프로젝트’가 어썸스쿨 교육의 한 축으로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좋은 인프라를 갖춘 어썸스쿨은 토요학교의 시스템 구축의 4가지 항목을 선정 했습니다.

  • 교육 연구
  • 커리큘럼 개발
  • 청년 강사 양성
  • 학생 성장 기록.관리

그리고 아래와 같이 일정을 진행했습니다.

  • 1.2.3월 1차 교육 연구 및 토요학교 준비
  • 7.8.9월 청년 구성원 2기 모집·선발·교육
  • 10.11.12월 2차 교육 연구

현재 우리가 생각한 토요학교를 위한 4가지 모든 시스템이 잘 준비가 되었고 3기 청년 강사들까지 선발하여 현재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5년 25명이 한 반인 학교 및 교육 기관에 20개 이상의 클래스를 열어 학생들에게 어썸스쿨의 교육 과정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추가로 위 내용을 담은 프레지 발표 자료 https://prezi.com/2fvkotradvxq/_/ )

2) 배우고 느낀 점

  •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보다 함께 팀워크를 맞춰 할 수 있는 일이 더 깊이 있게 멀리 넓게 갈 수 있다는
  • 실패에 좌절하고 성공에 우쭐해 하는 것보다 뭘 배우고 있고 앞으로 뭘 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
  • 하나의 조직에서 뿌리가 되는 철학과 지속 가능하게 움직이는 사람을 위한 문화와 시스템이 너무나도 중요 하다는 것
  • 재정이 많지 않으면  해볼 수 있는게 많이 없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깨달은 것
  • 결국에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

3) 2014년을 마치며 얻게 된 것  : ’상반기의 슬럼프와 하반기의 성장’

  • 현대자동차 h온드림 탈락의 경험
  • SK 행복나눔재단 ‘세상콘테스트’ 탈락의 경험
  • 동그라미재단 ㄱ찾기 공모사업 선정
  • 두런두런 프로젝트 임종규 선장 합류
  • 사단법인 휴먼인러브와 업무 협약 체결
  • 구글 로컬 기빙 프로젝트 선정
  • 사회적 협동조합 ‘씨드콥’ 창립 멤버청년 강사 2기.3기 모집·선발
  • 더 많은 교육 현장에서의 기회
  • 어썸스쿨 교육 이론 정립
  • 어썸스쿨 교육 커리큘럼 완성(연구는 계속 진행)
  • 교육 교안 완성 / 학생 기록.관리 시스템 구축
  • 홈페이지 등 개설

 

 

3. 맺음

2014년에 어썸스쿨이 많은 준비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5년을 시작하며 우리가 다음 행선지를 향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도 느꼈습니다. 2016년에 어썸스쿨이 진짜 학교를 세웁니다. 2015년은 이것을 준비하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교사가 아닌 사람이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을 만나 교육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습니다. 이후에 120명이 넘는 아이들을 매주 1년 동안 교육하는 학교 안의 학교를 만드는게 신기 했고(이때부터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30~40명의 청년과 풍족하지는 않아도 망하지 않는 조직을 만들어 가고 있는게 신기했습니다. 지금은 이 모든게 당연한게 되었고 앞으로도 신기함과 당연함이 공존하는 어썸스쿨의 모험은 계속될 것입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 위에 이야기한 대로 정말로 실수가 잦았고, 아쉬운게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잘 해왔고, 앞으로도 잘 해나가야 하는 것들을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해 왔다고 생각이 드는 것

  • 우리의 비전이라는 것을 향해 계속 배우고 익히면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성장하고 있다는것
  • 재정 경험 지혜 인프라 등에 도움을 주는 훌륭한 파트너들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는 것
  • 다음 행선지를 향해 조직과 사람이 성장하며 점차 우리의 활동 규모를 넓혀가고 있다는 것

1년 뒤, 2016년에 ‘학교를 세운다’라는 우리의 프로젝트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현재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행복할 것이고 실패한다면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배워온 것처럼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고 있는지,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얼마나 초연하게 다음 행선지를 묵묵하게, 지혜롭게 정할지를 고민하는게 우리의 잊지 말아야 할 자세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처음 탄생했을 때 품었던 생각을 하나씩 실행해 봄으로 계속 배우고, 이 과정에서 팀 사람들의 계속된 사고의 확장을 통해 어썸스쿨이 존재하게 된 이유가 세상과 역사와 인류에 좀 더 깊고 넓게 펼쳐지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가능성과 재능을 발견하여 행복한 인생을 살고, 사회에 좋은 가치를 만드는 체인지 메이커, 그 ‘사람’을 남김으로

  • 가장 사랑받는 학교
  • 시대에 영감을 주는 학교
  • 인류에 유산을 남기는 학교

어썸스쿨이 되겠습니다. 

*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실행 단계단계마다 SNS를 통해 소통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업견적